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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알파고’ 충격 뒤에 프로야구 로봇 기자 등장, 위기인가 기회인가 [프로스포츠와 빅데이터]
Date2018-11-05

[OSEN=강희수 기자] 지난 2016년 3월, 세계 바국계에 커다란 충격파가 일었다.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의 대국이 알파고의 완승으로 끝난 후폭풍이었다. 이세돌 9단은 1승 4패로 완패 당한 뒤 “알파고의 능력을 오판했다. 완패였다.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인간 대표’가 감내해야 할 허망함을 대신했다. 

 

알파고 충격 여파는 비단 바둑계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바둑이라는 게임이 주는 상징성 때문이다. 바둑은 인간이 고안한 가장 복잡한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우주의 모든 원자수를 합친 것보다 바둑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다는 비유로, 가로 세로 19줄 안에는 우주와 삼라만상이 담겨 있다는 말로 바둑의 무한함을 묘사해 왔던 ‘인간’들이었다. 인공지능의 침투로부터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끝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바둑이다. 이러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시대가 오는 게 아닌가 하는 공포도 일었다. 

 

▲증권뉴스로 친숙해진 로봇 기사 

 

스멀스멀 미디어업계에도 알파고 충격에 준하는 환경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로봇 기사’의 등장이다. 풍부한 데이터가 마련 돼 있고, 일정 규칙이 존재하는 영역에서 로봇 기자의 활약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증권업계다. 특정 종목의 단순 주가 변화를 정리하는 증권뉴스는 이미 수년 전부터 로봇 기자가 담당해 오고 있다. 그런 기사를 보는 독자들도 이제는 친숙하다. “왜?”라는 분석은 없지만 주가의 단순 흐름은 ‘인간 기자’보다 더 많은 종목에서, 더 정확하고 빠르게 전하고 있다.  

 

▲프로야구 퓨처스리그 상보를 로봇 기자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퓨처스리그’의 성적과 기록을 관리하는 코너가 있다. 그런데 올 시즌 후반기부터 그 전에 없던 섹션이 생겼다. ‘케이봇(KBOT) 기사’라는 제목의 섹션이다. 퓨처스리그의 모든 경기 상보가 소개 되고 있는데, 기사 말미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이 기사는 KBO 로봇기자인 ‘케이봇(KBOT)’이 작성했습니다.” 

 

KBO가 2018시즌 후반기부터 도입한 프로야구 상보 로봇기사 서비스다. 복잡한 야구 경기 상보를 로봇기자가 척척 써내려 간다. 물론 이 기사에도 “왜?”라는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경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팀의 승리로 끝났다는 내용은 그 어떤 ‘인간 기자’보다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다. 게다가 인간 기자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모든 경기를 다 다루고 있다. 

 

▲프로야구 로봇기사, 어떻게 만들어지나?

 

KBO 퓨처스리그 로봇기사 공급업자 선정 공개 입찰에 참여했던 APK어플킹 김다남 대표는 “로봇기사는 과거에 실제 기자가 쓴 보도내용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빅데이터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한다. 로봇기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볼륨(Volume, 방대한 양의 기사 ), 다양성(Variety,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와 시간 경과에 따라 데이터가 바뀐다는 사실), 이 모든 작업을 신속하게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속도(Velocity)가 필수적인데 프로야구는 방대한 양의 기사와 다양한 가능성, 그리고 데이터화 하기 좋은 기록들이 풍부해 로봇기사를 도입하기에 최적의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로봇 기사의 생성과정은 데이터소스(원천소스)가 무엇인지 정립하는 단계, 원천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 원천데이터를 데이터화 하는 단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단계, 분석데이터를 활용해 적용하는 단계로 나눌수 있는데 프로야구는 이 모든 조건에서 모자람이 없다.  

 

APK어플킹이 로봇기사 제작에 도전할 수 있었던 기반은 ‘빅데이터’에 있었다. (주)APK어플킹은 AI(인공지능) 스포츠 빅데이터 솔루션 전문 IT기업이다.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실시간 스포츠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따고요’를 운영하는 회사다. E-스포츠 LOL 프로게임단 'APK PRINCE'를 운영을 하고 있으며, PUBG 프로팀 APK PRINCE에 네이밍 스폰서도 하고 있다. 

 

김다남 대표는 “‘따고요’의 콘텐츠 중 하나인 ‘따고요픽’이 로봇 기사 생산과 유사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과거 두 팀간의 경기 결과, 상대전적, 다른 팀과의 최근 전적, 선발선수 정보, 경기장 내외의 정보, 고객 참여 정보, 소셜 정보 같은 과거의 객관적인 빅데이터를 이용해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계학습을 해 경기의 실시간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프로야구에 접목하면 단순 스트레이트 이상의 콘텐츠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로봇기사도 과거 기자들이 쓴 기사내용을 자동으로 수집, 분석, 재가공 한 뒤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여기에 당일 경기의 데이터가 추가 되면 훌륭한 로봇 기사가 생성 된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프로세스는 스포츠 빅데이터 솔루션이나 로봇기사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더 나아가 경기의 승부예측도 가능해진다. 경기 시작전 로봇 기자가 어느 팀의 승리가 예상된다는 예고 기사를 내보낸다면, 경기를 더 재미있게 보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신규데이터를 과거 10년치 이상의 스포츠 빅데이터에 대입한다면 꽤나 객관성 있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승리’라는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들을 그룹핑 해 실시간으로 데이터 마이닝 하면 오류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로봇 기사는 인간 기자를 위협할까?

 

그렇다면 로봇 기사는 사람이 쓴 기사와 어느 정도 닮아 갈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또한 ‘사람’이 좌우한다. 개발자가 만들어 낸 알고리즘의 완성도와 로봇 기자가 인간 기사를 얼마나 더 많이 ‘기계학습’하느냐에 달려 있다.

 

개발자는 실험군 데이터와 대조군 데이터의 패턴과 규칙을 만들고 이를 알고리즘화 하는 작업을 한다. 로봇 기자가 기사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마이닝을 거쳐 기사의 주제와 관점을 결정해야 하는데, 판단의 기초를 제공하는 작업이 여기서 이뤄진다. 이 과정은 온전히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핵심을 요약하고 팩트의 경중을 판단하고 주제를 부각시키는 건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왜?”라는 질문과 답을 찾아야 하는 인간 기자

 

프로야구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하기는 했지만 빅데이터에 기반한 로봇 기사가 타 종목까지 점차 확대되고 활성화 된다면 ‘인간 기자’가 할 일이 좁혀지는 건 아닐까? 이 질문에 김다남 대표는 “아니다”고 답한다. 로봇 기사가 덕분에 로봇 기자가 할 수 없는 일에 더 쉽게, 더 깊이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단순 경기 내용을 전하는 전달하는 업무는 로봇에게 맡기고 로봇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 즉 “왜?”라는 질문의 영역에 인간 기자가 매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객관적이고 다양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 기자가 알찬 경기 상보를 만들어 내면, 인간 기자는 그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만의 관점과 해석, 주장과 논쟁을 펼칠 수 있어 스포츠 저널리즘이 더욱 풍성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한다 해도, 고도의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칼럼까지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email protected]

 

[사진]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구단. 아래 사진은 프로야구 KBO 퓨처스리그. 

 

 

기사출처 : OSEN

기사링크 : https://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09&aid=0003897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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